탈레반 "마지막 거점 포위"…저항군 "협상·전투 준비"(종합)

입력 2021-08-24 09:34   수정 2021-08-25 16:37

탈레반 "마지막 거점 포위"…저항군 "협상·전투 준비"(종합)
아프간 마지막 저항군 수천명 판지시르 계곡 집결
탈레반, 저항군 포위한 뒤 협박·회유 작전
저항군 "권력분점 요구…협상 깨지면 결사항전"


(테헤란·서울=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김진방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카불 북부 반대파 민병대 거점을 대부분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저항세력은 외세와 맞서싸운 역사적 항전지이자 마지막 거점인 판지시르 계곡에 집결해 탈레반 포위 속에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바글란주에 속한 반누, 풀에헤사르, 데살라 지역 무장 세력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정부군과 지역 민병대의 진지가 구축된 곳이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현재 (반(反)탈레반) 무장 세력은 판지시르 계곡을 둘러싼 바다흐샨, 타하르, 안다랍 지역에 모여있다"고 설명했다.
판지시르 계곡은 과거 소련에 항전한 아프간 민병대의 거점 지역이기도 하다.
아프간 '국부'(國父)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인 아흐마드 마수드가 현재 이 계곡에서 반탈레반 항전 세력을 이끌고 있다.
이 저항군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 일반 군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FE 통신은 판지시르 계곡을 반탈레반 세력의 마지막 저항 거점으로 지목했다.
마수드가 이끄는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은 탈레반의 공세에도 이미 병력 수천 명을 확보했다면서 탈레반과 싸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알리 나사리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 대외관계 책임자는 BBC와 인터뷰에서 "평화협상을 추진하겠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우리는 어떤 종류의 공격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전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전국에서 훈련받은 전투기를 포함한 저항세력이 판지시르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수천 명의 병력을 저항군에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쟁과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평화와 협상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NRF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프간의 분권화된 통치 형태라고 BBC는 전했다.

나사리는 또 "NRF는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아프간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아프간은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이고, 다문화 국가이기 때문에 권력을 나눠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집단이 권력을 지배하게 되면 내전과 현재 일어나는 갈등이 지속할 것"이라며 "지난 40년간의 행적을 통해 누구도 우리 지역, 특히 판지시르 계곡을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소련의) 붉은 군대도 힘으로 우리를 이길 수 없었다"면서 "지금 아프간의 어떤 군대도 붉은 군대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외적으로 일부 유화 노선을 취하며 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탈레반은 저항세력을 상대로 무력 사용과 회유 작전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현재 수도 카불 북동쪽 지역에서 진격해 저항군의 저항 거점인 판지시르를 포위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 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이 (판지시르) 계곡 입구 근처에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AFP 등 외신들은 판지시르에 수천 명의 저항군 세력이 운집했으며, 마수드 휘하에만 9천 명이 집결한 상태라고 전했다.

logos@yna.co.kr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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