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1일 이후에도 카불 공항을 통한 대피 지속 협의중"

입력 2021-08-24 02:02  

독일 "31일 이후에도 카불 공항을 통한 대피 지속 협의중"
카불공항 통해 3천명 대피시켜…"공항으로 수송 위해 연방군 투입"
미군, 주독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인 4천명 임시보호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대피 시한인 오는 31일 이후에도 카불 공항을 통한 대피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은 물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터키 등과 카불공항이 민간차원에서 계속 운영될 수 있을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31일 이후에도 카불 공항을 계속 운영할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마스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독일 정부는 보호가 필요한 이들을 미국이 정한 대피시한인 31일 이후에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력 중"이라며 "탈레반과 대화도 지속할 계획이며, 미군 철군 후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도와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이 육로로 피난길에 오른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1억 유로(약 1천373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들 국가의 독일대사관은 독일의 현지 협력직원이나 시민운동가 등 보호가 필요한 이들에게 비자를 내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탈레반은 미국이 카불공항을 통한 대피 작전을 오는 31일 끝내지 않을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마스 장관은 24일로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31일 이후에 카불공항을 통한 대피 작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은 이날까지 카불공항에서 3천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아프가니스탄인 1천800명, 독일인 143명,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소속 350명 등이다. 아직 카불공항에는 5천명이 머물고 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보호가 필요한 이들이 대피 항공편에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독일 연방군을 카불공항 밖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빌트TV에 "시민들이 카불공항까지 오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우리가 본국 송환을 위해 자체적으로 더욱 움직임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시킨 4천여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을 독일 바이에른주와 라인란트팔츠주의 미군기지에 임시로 보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유럽미군 대변인은 DPA통신에 독일 그라펜뵈르 미군군사훈련장과 카이저스라우테른 '라인군수품막사'에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은 최종 목적지로 보낼 수 있을 때까지 머물게 될 예정이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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