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연설서 주 검찰총장 보고서 겨냥해 "정치적 폭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성추행 파문으로 물러나는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마지막날까지 사실상 의혹을 부인하며 "항상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23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전 녹화 연설을 통해 "과도한 정치적 압력과 언론의 광란"이 자신의 성희롱 혐의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낳았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이 보도했다.
4선을 노리던 쿠오모 주지사는 부하 직원을 포함한 11명의 여성을 추행 또는 희롱했다는 내용의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의 조사 보고서 공개 이후 날개 없이 추락한 끝에 이날 저녁 11시59분 주지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고별 연설에서 쿠오모 주지사는 "주정부가 나에 관한 혐의를 정치 이슈화했고 뉴스 헤드라인은 팩트 없이 나를 비난했다"며 "이는 사법체계를 약화할 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이 사회에도 도움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죽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게 만든다"라며 "제임스 총장의 보고서는 폭발적인 이슈에 관한 정치적 폭죽"이라고 비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나를 둘러싼 최근 상황의 진실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때가 되면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사임을 결정한 데 대해선 "이 상황을 계속 질질 끄는 것은 행정 마비를 초래할 뿐"이라면서 "특히 지금 같은 시점에서 그런 선택지를 고려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설에서 쿠오모 주지사는 구체적인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내년 주지사 선거에 다시 출마해 4선을 노릴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는 측근 인사가 나서서 대신 반박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최고위 보좌관을 지낸 멀리사 데로사는 NBC뉴스 등 미 언론에 성명을 보내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을 고대하고 있다"며 "여러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지만, 공직에 다시 출마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쿠오모의 퇴임으로 캐시 호컬 부지사가 24일 0시1분 취임식을 하고 뉴욕주 사상 첫 여성 주지사가 된다.
호컬은 이미 내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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