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대변인·관영매체, '미국의 결자해지' 촉구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 난민 수용과 자금 제공 면에서 미국과 서방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24일자 사설을 통해 "아프간 난민의 재정착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과 동맹국이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화(禍)는 미국과 동맹국이 만든 것이며, (2001년 아프간에 대한) 그들의 침입이 없었다면 앞서의 아프간 난민 물결은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또 "만약 이번에 이런 식으로 미군과 연합군이 급히 달아나지 않았다면 최근의 난민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과 서방은 중동의 난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해야 하며 민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며 미국이 시작한 아프간, 이라크 전쟁 '아랍의 봄'(2010년대 초반 중동 민주화 운동에 따른 연쇄 정권교체) 사태에서 미국이 다수의 난민을 만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국제사회는 미국과, 아프간 전쟁에 참전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새롭게 나온 난민의 절대다수를 수용하도록 결연히 요구해야 한다"고 밝히고, 미국 등에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량의 자금 제공을 촉구했다.
23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대(對) 아프간 자금 융자와 관련한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아프간의 자체 개선 능력 증진, 민생 개선 등을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원론적인 수준에서 중국의 기여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탈레반이 중국과 파키스탄에 융자를 요청할 것'이라는 아프간 중앙은행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곧바로 '미국의 역할'을 거론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 아프간 문제의 가장 큰 외부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그냥 떠나 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왕 대변인은 "미국도 아프간이 안정을 유지하고 혼란을 막으면서 평화롭게 재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우리는 미국이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보도를 계속 본다"며 "미국이 '언행일치'해서 아프간 문제에서 제대로 책임을 담당하고 아프간 재건과 인도주의 원조 등 방면에서 약속한 것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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