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던 AZ백신, 영국서도 찬밥기류…화이자 등에 밀려

입력 2021-08-25 15:25  

'금값'이던 AZ백신, 영국서도 찬밥기류…화이자 등에 밀려
영국서 최근 화이자 백신 사용량 더 많아…백신 사업 철수론 '고개'
"AZ, 코백스에 공헌…전 세계 접종위해 필요" 반대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AZ 백신이 자국인 영국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부스터샷 접종을 위해 화이자 백신 350만회분을 구입하기로 확정했다면서 이 백신들은 내년 하반기 납품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지드 자바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에 맞서 방어벽을 계속해서 쌓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바이러스와 새로운 변종으로부터 미래의 우리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주 AZ 외에 7개 백신 제조사로부터 5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주문했다.
영국의 최근 백신 구매 소식은 향후 AZ 백신의 역할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AZ 백신은 이미 유럽 전역에서 사용량이 줄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70만회분의 AZ 백신이 투여됐다. 같은 기간 화이자 백신은 320만회분이 사용됐다.
클리브 딕스 전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 부위원장은 "나는 내년에 접종할 백신을 미리 사두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결정은)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는 개인적인 견해로 올해 AZ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활용하자고 말하고 싶다"면서 "이 백신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딕스 전 부위원장은 AZ 백신이 최고의 백신이라고 생각하지만, 혈전 발생에 관한 '악평'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럽 등 지역에서 AZ 백신에 대한 수요 감소는 AZ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AZ는 화이자 등 다른 백신 제조사와 달리 코로나19 유행 이전 백신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기업이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처음 우리의 목표는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한 가지 옵션은 (백신 사업에) 참여해 백신을 제공하고 핵심 사업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Z의 한 임원은 지난달 아직 회사가 백신 사업을 중단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주주는 항암 사업 분야를 위해서 AZ가 백신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AZ는 지난해 390억 달러를 들여 희귀 혈액암 및 신경질환 분야 연구개발에 특화된 제약사인 알렉시온을 인수한 바 있다.
AZ의 백신 사업 철수에 반대하는 의견도 철수론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AZ의 주주인 에덴트리 인베스트먼트 펀드 매니저인 케탄 텔은 "AZ가 (백신 사업에서) 철수해서는 안 된다"면서 "영국, 유럽, 미국이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세계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나머지 국가들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AZ는 이미 코로나19 백신 국제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서 전체 제공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9천100만회분을 제공하며 이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파텔은 "AZ는 전 세계가 백신 접종을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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