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로나에 응급의료 마비수준…30여 병원이 거부한 환자 숨져

입력 2021-08-26 09:05   수정 2021-08-26 09:13

日 코로나에 응급의료 마비수준…30여 병원이 거부한 환자 숨져
"코로나 의심되면 입원할 곳 찾기 어렵다"…주간 확진자 16만명 돌파
수도권 주요 지역서 자택 요양 코로나 확진자 이달 21명 사망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구급 이송할 병원을 확보하지 못한 의식 불명의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병원들은 열이 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목숨이 위독한 환자를 거부했다.
이는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으로 응급 의료 체계가 부분적으로 마비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26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이달 18일 오후 9시 15분께 일본 수도권인 지바(千葉)현 이치카와(市川)시의 한 주택에서 남성이(63)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친족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으나 바로 병원으로 옮기지 못했고 결국 사망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성은 의식이 없었고 체온이 38.9도까지 올라가는 발열 증상이 있었다.
소방당국이 남성을 이송할 병원을 물색했으나 '원인 불명의 발열이 있으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30여 개 병원으로부터 수용을 거절당했다.
남성은 신고 후 거의 4시간이 지난 익일 오전 1시 5분께 집에서 약 50㎞ 거리에 있는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이 확인됐다.
뇌출혈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발열이 있으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기 때문에 받아줄 곳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17일에는 지바현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가 입원할 곳을 찾지 못해 임신 7개월을 못 채운 상태서 집에서 출산했으며 아기는 뒤늦게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병상과 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요양하던 이들이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목숨을 잃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도쿄도(東京都), 사이타마(埼玉)·가나가와(神奈川)·지바현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이달 들어 적어도 21명이 자택 요양 중 사망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의 집계를 분석해보면 일본에서는 25일까지 일주일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6만1천524명 증가했다. 직전 일주일보다 증가 폭은 18.8% 확대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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