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편 수출 통해 자금 마련…이란은 '달러벌이'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국제사회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 금융 및 수출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미국과 갈등을 겪는 이란이 아프간에 석유제품 수출을 재개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미국 전직 관료와 이란의 석유 트레이더 등을 인용해 이란이 아프간에 휘발유 수출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점령한 이후 아프간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물가가 상승하고, 필수 물자가 부족해지는 등 경제 타격을 받았다.
현재 아프간의 휘발유 가격은 1t당 900달러(105만원 상당)까지 치솟았다.
탈레반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휘발유에 대한 관세를 70% 낮췄다.
석유제품이 절실히 필요한 탈레반과 미국의 제재로 달러가 부족한 이란 간 무역량은 하루 500만 달러(58억3천400만원 상당)까지 증가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지난 15일 이후 아프간에 휘발유를 수출하는 국가는 이란이 유일하다.
하미드 호세이니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 제품 수출 연합 대변인은 "탈레반이 휘발유를 수출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란 연료 판매 수익금은 이란 국영 멜리 은행의 아프간 지점을 통해 달러로 예치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이란에 지불하는 대금은 대부분 '알라피엔'(아편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수출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란이 최근 몇 년 동안 아프간 내전에서 양측에 모두 공을 들였다면서 아프간 정부를 지원하는 한편 저항 세력인 탈레반과도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이란과 아프간 간 무역은 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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