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60명 병원 이송"…미 당국 "미군도 여러 명 다쳐"
미 대사관 "공항 즉각 피하라" 경보
(뉴델리·워싱턴=연합뉴스) 김영현 류지복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 국가의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던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바깥에서 26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 "이번 폭발로 어린이 포함, 13명 이상이 숨졌다"며 공항 밖에 있던 탈레반 대원 다수도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도 탈레반 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카불 응급병원으로는 부상자 60여명이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부상자 수가 52명"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는 미군도 여러 명 다쳤다고 말했다. 사상자 중에 미국 시민이 포함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폭발은 공항 인근에서 두 차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한 폭발은 공항 애비 게이트 근처에서 발생했고, 또 한 차례의 폭발은 (공항 인근) 바론 호텔 근처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바론 호텔은 서방 국가들이 대피자들을 묵게 하는 숙소로 알려졌다.
또다른 미국 관리들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폭발은 자살 폭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발이 발생한 후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과 소규모 총격이 벌어졌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카불 공항에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해외로 대피하려는 수천 명의 아프간 현지인이 모여들어 혼란을 빚고 있는 상태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폭발로 인해 다친 시민들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AP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폭발은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오는 31일 대피 작전과 철군 완료로 목표로 하는 가운데 그간 공항 주변의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 등 경고가 이어져 왔다.
특히 미국은 IS 아프간 지부의 테러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폭발 발생 이후 백악관 상황실로 이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 집결했다고 전했다.
주아프간 미 대사관은 보안 경보를 통해 "미국 시민들은 지금 당장 공항으로의 이동과 공항 게이트를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국방장관은 카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대피 작전에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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