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앞두고 연준서 잇따라 "테이퍼링 시작해야" 목소리

입력 2021-08-27 00:45  

잭슨홀 앞두고 연준서 잇따라 "테이퍼링 시작해야" 목소리
캔자스시티 총재 "테이퍼링 적절", 세인트루이스 총재 "내년 3월까지 마쳐야"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연례 경제정책 회의인 미국 잭슨홀 심포지엄을 하루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잭슨홀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에스터 조지 총재는 26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목격한 (경제) 진전을 고려할 때 그것(테이퍼링 시작)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매달 1천2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장기금리를 억제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위해 연준이 정한 전제 조건은 물가·고용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지 총재는 "우리가 이미 상당한 추가 진전을 달성했다는 것이 내 견해"라면서 "우리는 (통화)완화 정책 중 일부를 거둬들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두 달간 고용 증가와 현재의 인플레이션 수준을 보면 우리가 공급하는 통화 완화의 수준이 이런 상황에서는 아마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일찌감치 테이퍼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선 향후 테이퍼링의 영향과 경제 지표를 면밀히 살펴본 뒤 정해야 한다면서도 내년 말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CNBC가 전했다.
일각에서 델타 변이 확산을 고려해 통화정책 변경을 늦춰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조지 총재는 "경제 전망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연준 내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한층 더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이 일정 기간 목표치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렇게 많이 넘어서면 안 된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가 테이퍼링 시작을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퍼링 종료 시점으로는 내년 3월을 제시했다.
연준은 평균 물가안정 목표제를 도입해 일정 기간은 목표치인 2%를 완만히 넘는 물가상승률을 용인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그 두 배 이상인 5%를 넘나들고 있다.
불러드 총재는 연준의 자산매입이 주택시장 '버블'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2000년대 중반 집값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커다란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테이퍼링 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지 등을 살펴본 뒤 그렇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조지 총재와 불러드 총재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이 없지만, 내년에는 둘 다 투표권을 갖는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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