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해수면 아래 전쟁 결과가 대만의 미래 결정"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군 대잠 헬기가 처음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 시위를 벌였다고 대만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중국군은 대만해협 수면 아래 잠수함 동향 파악이 향후 대만해협의 군사 대치 상황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군 윈(運·Y)-8 대잠초계기 1대, 즈(直·Z)-9 대잠헬기 1대 등 2대가 대만 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7일부터 대만 국방부가 중국군의 일일 동향을 공개한 이후 즈-9 헬기가 처음으로 대만 ADIZ에 진입한 것이라고 자유시보가 전했다.
린잉유(林穎佑) 대만 중산대학 교수는 중국군이 이미 대만의 서남부 해역과 공역의 상황에 익숙해져 고정익 비행기에 이어 회전익 헬기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즈-9 헬기의 이륙 지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즈-9 헬기가 나타난 것은 중국군이 수면 아래의 상황을 중시하고 있으며 물밑의 전쟁 결과가 대만의 미래를 결정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 수샤오황(舒孝煌) 연구원은 이번 헬기의 출현으로 서남부 해역에서의 중국 군함의 활동 여부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중국 군용기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하는 이유가 바스 해협의 해저 지형 등 잠수함 작전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유사시 중국군 남부전구 산하 군함과 잠수함이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스해협을 통과해 대만 동부 및 서태평양에서의 임무 수행과 적 잠수함의 매복 공격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언론은 전날 중국 군용기의 대만 ADIZ 진입이 지난 23일부터 4일간 실시한 대만 남부 핑둥(屛東) 헝춘(?春)반도의 롄융(聯勇) 훈련, 주펑(九鵬) 기지 주변의 선잉(神鷹) 훈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언론은 전날 오후 5시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 진입 당시 제트여객기 '걸프스트림 V'의 군용 버전인 C-37A(SPAR65)가 대만 서남쪽 ADIZ 진입 후 대만 영공을 통과해 헝춘 반도, 타이둥(台東) 근해, 화롄(花蓮) 외해를 거쳐 일본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자유시보는 이 비행기에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또는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의 탑승 가능성을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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