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함께 감염된 후 건강하던 남편이 사망
부부 모두 코로나19 백신 안 맞아
페이스북에 사연 공개하고 남편 장례비용 모금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에서 부부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상태가 심각한 아내만 입원 치료를 받고 남편은 자가 격리를 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치료를 마치고 귀가해보니 남편이 숨져 있는 비극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폭스13 방송,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포크카운티에 사는 여성 리사 스테드먼(58)과 그의 남편 론(55)은 지난주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아내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지난 19일 인근의 윈터헤이븐병원 응급실을 찾은 뒤 8일 동안 입원했다.
리사는 "내가 죽을 것으로 생각했다. 숨을 쉴 수 없었고 토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와 달리 남편 론은 증세가 심각하지 않아 집에서 홀로 애완견들을 돌보며 지냈다.
리사와 론은 떨어져 있었지만 매일 휴대전화를 이용해 안부를 챙겼는데 며칠 전부터 남편의 휴대전화가 충전이 잘 안 되는 등 고장이 나서 서로 잘 연락하지 못했다.
걱정이 된 리사는 지난 24일 경찰에 연락해 남편이 잘 있는지 가서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남편이 개들을 돌보며 잘 있다고 확인해줬다.
그러나 리사는 전날 집에 돌아온 뒤 침대 위에 쓰러져 숨진 남편 론(55)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그는 "나는 마치 공포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것은 악몽이었다"며 개들에 둘러싸여 누워있는 남편의 시신을 봤을 때 충격을 털어놨다.
의사들은 론이 코로나19와 관련한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를 간신히 이겨낸 뒤 희망을 품고 집으로 돌아온 리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리사 부부는 모두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았지만, 항상 마스크를 쓰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백신을 반대하지 않았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접종을 서두르지 않았던 리사는 코로나 감염과 남편의 사망을 계기로 생각을 바꿨다.
그는 몸이 완전히 좋아지려면 9월이 지나야 할 듯하지만, 다음 달 중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계획이라며 다른 사람들을 향해 "여러분에게 내일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편의 장례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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