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26일 첫 회의…대리운전업계, '대기업 문어발 확장' 규탄 여론전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출을 계기로 대리운전 업계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모빌리티 업계가 대리운전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달 26일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가 참석한 가운데 대리운전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한 첫 간담회를 열었다.
동반위 관계자는 "간담회에서는 서로의 기존 입장만 확인한 정도"라며 "대리운전업에 대한 실태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끝나면 조정협의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합의 결과가 도출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양측의 핵심 쟁점이 되는 것은 대기업의 전화콜 시장 진출이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등 대기업이 주요 전화콜 업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뺏고 결국 플랫폼으로 종속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회는 이 때문에 대기업이 전화콜 시장에서 철수하고, 대리기사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현금성 프로모션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앱 기반 호출 형태로 대리운전 시장에 진입했으나, 전화호출을 선호하는 운전자가 많아 대리운전 시장에서는 아직 전화 콜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직접 전화콜 시장 진출에 나섰다. 최근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관받았다.
티맵모빌리티는 전화콜 업체를 인수하지는 않았으나, 티맵 안심대리 내 전화콜 신청 버튼을 운영하고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상담원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사실상 전화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기존 대리업체들의 주장이다.
대리운전 업체들은 대기업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이 '상권 침해'임과 동시에 플랫폼의 독과점 폐해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며 여론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연합회는 9월 7일 더불어민주당 송갑석·이동주 의원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이 여는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대기업의 '중소업체 죽이기'에 대해 규탄할 예정이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문제로 대리운전 관련 사업 확장에 일단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동반위 절차에 따라 성실히 협의하고, 상생안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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