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독립기념일 친-반정부 시위로 갈등 격화 예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추락으로 고심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친정부 시위를 부추기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다음 달 7일 브라질 독립기념일에 맞춰 주요 도시들에서 대규모 친-반정부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어서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오전·오후에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에서 벌어지는 친정부 시위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전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는 모든 것의 위에 있다'는 슬로건 아래 두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미래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확인하고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에서는 친-반정부 세력이 시위 장소를 두고 벌써 신경전을 벌이면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지지성향 정당은 물론 군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적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도 정당들은 정치·경제적 혼란 상황이 이어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부 중도 정당 지도부는 내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좌파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되거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3위로 밀리며 결선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내년 대선의 예상 득표율은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40%, 보우소나루 대통령 24%로 나왔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51% 대 32%로 룰라의 승리가 점쳐졌다.
이에 앞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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