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인상 영향 크지 않아"…개인 이자 부담은 커질 듯
"경기회복 둔화할 때 긴축은 증시에 부담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어져 온 초저금리 시대가 마감하면서 증시 '빚투'(빚내서 투자)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13조3천663억원, 코스닥시장의 잔고는 11조911억원이었다. 이는 2019년 말 대비 각각 229.7%(9조3천118억원), 114.8%(5조9천275억원) 늘어난 규모다.
신용 잔고는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68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조5천425억원 등으로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6일 현재 시가총액 대비 신용 잔고의 비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0.59%, 코스닥시장에서 2.58%였다. 2019년 말 대비 각각 0.32%포인트, 0.44%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 인하로 풍부해진 유동성 등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참여한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빚투'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25bp(1bp=0.01%포인트) 인상 수준으로는 이런 빚투가 크게 줄어들 여지는 커 보이지 않는다"며 "당장 25bp 인상만 갖고 개인의 투자 신용이 상당히 줄어든다고 하는 건 앞서가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통상 신용 잔고가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기업 실적 등에 근거한 증시 전망이 '빚투'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경우 개인의 신용 이자 부담은 커지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11월 한국은행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신용 이자율의 기준으로 주로 사용되는 1년 이하의 단기물 금리가 아직 '기준금리 2회 인상'을 반영하지 않은 점, 작년 8월과 비교했을 때 신용융자 이자율을 올리지 않은 곳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증권사가 향후 신용 이자율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신용 거래를 동반한 개인의 매수세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이 증시를 떠받쳐온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이 수급의 하단을 지지해주는 상황에서 방향성은 개인보다는 외국인과 기관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용융자 리스크의 감소가 증시 전반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신용거래가 감소하면 반대매매 등에 따른 변동성 위험이 줄어 오히려 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항상 수급에 의해서 움직이는 건 아니다"며 "주가는 결국 실적을 따라가게 돼 있는데 7월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견조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올라가도 증시에 충격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도 증시가 크게 출렁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 수출 등 경기 회복 속도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련의 긴축 시도는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한국의 수출,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 등 큰 사이클 측면에서 경기 방향성이 가장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정책 방향 자체가 연속성을 갖는 긴축일 가능성이 높고 그 점에서 경기 모멘텀(동력) 등이 상반기보다 못한 상황들이 이어진다면 (긴축의) 부담은 주식시장에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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