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진출 '여름 고시엔' 준결승에서 1-3 패배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京都)국제고가 일본 고교 야구왕으로 등극하는 꿈의 실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교토국제고는 28일 효고(兵庫)현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구장에서 열린 제103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준결승에서 나라(奈良)현을 대표해 출전한 지벤(智弁)학원고에 1대 3으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교토부(府) 지역을 대표한 교토국제고는 4회초 지벤학원고에 3점을 먼저 빼앗긴 뒤 5회 말에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여름 고시엔에 처음 출전한 교토국제고로서는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결승 무대에는 서지 못하게 됐다.
이 학교는 처음 출전한 올봄의 고시엔(선발고교야구대회)에선 16강전에서 패했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고교야구 대회인 고시엔은 1924년 지어진 프로야구 한신(阪神) 타이거즈 홈구장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 구장이 완공된 해가 갑자년(甲子年)이라서 고시엔(甲子園)으로 명명됐다.
매년 봄과 여름 2차례 이곳에서 열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대회는 각각 '봄 고시엔'과 '여름 고시엔'으로 불린다.
봄 고시엔은 선발위원회가 32개 출전팀을 뽑는 방식이고, 여름 고시엔은 47개 광역지자체별로 예선을 거쳐 출전팀이 정해지는데 인구가 가장 많은 도쿄와 면적이 가장 넓은 홋카이도는 2팀씩 배정된다.
이 때문에 여름 고시엔에 대한 일본 야구팬들의 관심이 더 높은 편이다.
이번 여름 고시엔에는 일본 전국의 3천603개교가 도전했다.
올해 처음 출전한 교토국제고가 봄 대회 16강에 이어 여름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른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학교 규모가 작은 데다가 교내 야구부의 역사도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올 3월 현재 정원 131명의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일본인 93명, 재일 교포 37명이 재학 중이고, 이 중 40명(전원 일본 국적)이 야구단 소속으로 뛰고 있다고 한다.
교토국제학원은 1947년 교토조선중학교로 시작해 1958년 학교법인 교토한국학원 법인 설립을 승인받은 데 이어 1963년 고등부를 개교했다.
한국 정부의 중학교, 고등학교 설립 인가에 이어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았다.
일본 고교야구연맹에는 1999년 가입했다.
교토국제고가 결승 진출의 꿈을 목전에서 접었지만 선전하면서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가사로 시작하는 교가가 이번 여름 대회 기간 고시엔 구장에 총 7차례 울려 퍼졌다.
각 시합에서 출전 학교의 교가가 연주되고, 경기 종료 후 승리 팀의 교가가 다시 연주됐기 때문이다.
박경수 교토국제고 교장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며 "다음을 기약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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