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금리 상승 시 변동성 커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비중이 큰 종목 투자에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주식 수 대비 신용융자 잔고(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을 빌려주는 것) 비중이 큰 상위 20% 종목들의 주가는 지난 17∼20일 한 주간 평균 9.7%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 하락률(-3.5%)보다 크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잔고 비중이 큰 상위 20% 종목군은 평균 10.0% 떨어져 코스닥지수 하락률(-7.0%)을 웃돌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콤텍시스템[031820](-11.84%)·까뮤이앤씨[013700](-16.31%) 등의 낙폭이 컸다. 두 기업은 신용잔고 비중이 두 번째·세 번째로 큰 종목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스넷[038680](-16.87%)·비트컴퓨터[032850](-15.67%) 등의 낙폭이 컸다.
이 기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는 7개월만에, 코스닥지수는 11개월만에 주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하락장일 때 신용잔고 비율이 높을수록 낙폭이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주가 하락으로 신용거래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가 나오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이를 우려해 주가 급락 시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신용잔고 비중이 큰 종목 대부분이 소형주인 경우가 많아 변동성에 더욱 취약한 면이 있다.
지난 25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잔고 비중이 5% 이상인 종목의 시총은 평균 2천600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인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면 하락장 시 변동성은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 위축도 평상시 소형주의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별 기업에 신용융자가 어느 정도 쌓였는지에 따라 (신용거래 위축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신용융자가 많이 쌓인 기업은 반대매매 리스크가 불거질 때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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