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9세 불가촉천민 집단 강간·살인죄 승려 등 4명 기소

입력 2021-08-29 17:56  

인도서 9세 불가촉천민 집단 강간·살인죄 승려 등 4명 기소
'어린 소녀에게 정의를' 시위…"야만적이며 매우 수치스러운 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 뉴델리에서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 9세 여아를 집단 강간·살인한 혐의로 힌두교 승려 등 남성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인디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델리 경찰은 전날 9세 여아 강간·살인사건 피의자인 50대 힌두교 승려 1명과 화장장 직원 3명 등 4명이 구속기소 됐다고 발표했다.
형법뿐만 아니라 아동성범죄 보호법, 카스트 관련법 등이 적용돼 공소장은 400쪽 분량에 달했다.
이들은 이달 1일 뉴델리 남서부 지역 화장장에서 물을 구하러 온 9세 여아를 집단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무단으로 시신을 화장한 혐의를 받는다.
힌두교 승려는 이 화장장에 소속돼 있고, 직원들은 그의 밑에서 일했다.
이들은 사건 당일 여아의 어머니를 불러 아이가 '감전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하면 의사가 부검 과정에서 장기를 몰래 꺼내 팔 것이라고 겁을 준 뒤 시신을 화장했다.
수사 당국은 "과학적, 기술적 증거와 함께 목격자들 증언에 따라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들 4명에게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



이달 초 강간 살해된 소녀가 달리트 출신임이 알려진 뒤 현지에서는 며칠 동안 시위가 이어졌다.
2억명으로 추산되는 인도의 달리트는 힌두 카스트 체계의 최하위 계층으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등 전통적인 카스트 분류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핍박받는 이들이다.
인도는 헌법을 통해 카스트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달리트는 여전히 학교나 성전에 들어갈 수 없고, 오물 수거 등 다른 계층이 꺼리는 일을 도맡아 한다.
특히, 달리트 계급 여성들이 상위 계급 남성들에게 강간 살해당하는 일이 반복된다.
시위대는 '어린 소녀에게 정의를'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고,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도 이번 사건에 대해 "야만적이며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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