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참사' 16주기에 4등급 허리케인 아이다 미국 상륙

입력 2021-08-30 03:05   수정 2021-08-31 11:46

'카트리나 참사' 16주기에 4등급 허리케인 아이다 미국 상륙
최대 풍속 시간당 230㎞로 5등급 위력 육박…"강력하고 위험"
루이지애나 비상사태…코로나 이중고에 석유화학 시설 피해 우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16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지방을 강타했던 같은 날에 대형 허리케인 아이다가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허리케인 아이다는 29일(현지시간) 시간당 230㎞ 최대 풍속으로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NHC)는 아이다가 강력하고 위험한 4등급 허리케인이라며 최고 등급인 5등급 위력에 육박한다고 경고했다.
NHC는 아이다가 상륙을 앞두고 몇 시간 만에 급격히 세력을 키웠다며 현재 아이다는 4등급이지만, 중심 풍속은 5등급 기준에 불과 시간당 6마일(9.6㎞) 정도 모자란 수준이라고 밝혔다.
마이애미 대학의 허리케인 연구원 브라이언 맥놀디는 "아이다는 카트리나보다 상당한 차이로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최악의 폭풍우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와 배턴루지 상공을 지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5년 8월 29일 3등급 허리케인 카트리나 상륙 당시 제방 붕괴와 홍수 사태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와 미시시피주 해안 마을에선 모두 1천800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다 상륙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에 비상사태 선포령을 승인했다.
루이지애나 주 정부는 14개 산하 지방자치단체에 5천 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했고 정전 사태에 대비해 1만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루이지애나 재난 대응 당국은 카트리나 참사 이후 뉴올리언스 제방과 배수 시설을 개선했으나 일부 지역에는 최고 610㎜ 물 폭탄이 쏟아지고 시속 185㎞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는 1850년대 이래 허리케인 상륙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년 전 카트리나 참사의 악몽을 간직한 뉴올리언스시는 아이다의 세력이 급격히 강화되면서 주민 39만 명을 강제 대피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걱정했다.
라토야 캔트렐 시장은 아이다 상륙 이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은 장기간 정전 사태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아이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한 루이지애나에 더 큰 피해를 안겨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코로나 환자로 병상 포화 상태에 도달한 뉴올리언스 병원들은 환자 대피 문제로 비상이 걸렸고 허리케인 대피 시설에서 코로나가 집단 발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걸프만 일대 루이지애나주 석유 화학 시설 피해도 예상된다.
루이지애나주에는 미국 전체 정유량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공장 17개가 있고 항구 2곳은 액화천연가스 수출의 55%를 담당한다.
뉴올리언스와 배턴루지를 잇는 10번 고속도로는 정유공장과 천연가스 터미널 등이 밀집해있는 미국 석유 화학산업의 거점 중 하나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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