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의 한 배달 음식 전문업체가 흑인 남성이 등장하는 광고를 내놨다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남성주의 운동 조직 등의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영문 매체인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일식 전문 배달 체인인 '요비도요비'는 지난 14일 흑인 남성이 슬라브계 외모의 젊은 여성 3명에 둘러싸인 모습의 광고를 소셜미디어 서비스(SNS)를 통해 내보냈다.
이 광고는 '남성 국가'라고 불리는 남성주의 운동 조직 지도자의 반발을 샀다.
현지 매체인 'RBC'는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지 않은 이 조직은 가부장적인 성격이 강하며 인종 간 결혼 등을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일부는 요비도요비의 광고가 "다문화주의를 조장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 남성을 중심으로 슬라브계 여성들이 모여있는 광고 속 모습이 인종 간 결혼을 반대하는 이들의 심리를 자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의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콘스탄틴 지멘은 남성주의 운동 조직의 지도자가 SNS에 광고를 공유한 뒤 사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멘은 SNS 사용자들이 광고에 참여한 여성들의 신원을 공개하거나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를 게재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지난 29일 업체는 자체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관련 콘텐츠를 삭제했다고 모스크바 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7월 러시아에서는 한 유기농 식품 유통 전문점이 성 소수자 가족을 광고 모델로 사용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고 사과한 바 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