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 반도체 구리 도금액 개발…세계 최고 평탄도 구현

입력 2021-08-31 10:58   수정 2021-08-31 11:05

'전량 수입' 반도체 구리 도금액 개발…세계 최고 평탄도 구현
생기원, 중소기업에 기술이전…"수개월 안에 도금·소재 장비 국산화"



(천안=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평탄도를 구현한 반도체 도금액 원천기술을 개발, 중소기업에 이전했다고 31일 밝혔다.
반도체 패키징에 필수적인 구리 도금액은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등 반도체 전체 공정 중 유일하게 국산화율이 '제로'인 소재이다.
기판(웨이퍼) 위에 새겨진 회로 패턴을 구리로 도금해 이 부분만 전기적 특성을 띠도록 만드는 공정에 사용된다.
수㎚(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초미세 반도체 회로 패턴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평탄도가 높은 구리 도금액을 개발해야 한다.
생기원 이민형 박사 연구팀은 3년 동안 1만5천차례 실험 끝에 도금 막 표면을 평탄하게 조절해주는 최적의 유기 첨가제와 혼합 비율을 찾아내 도금 두께 편차 2% 이내 세계 최고 수준의 평탄도를 구현해냈다.



도금 후에는 표면이 볼록해지는데, 표면을 평탄하게 할수록 전류가 고르게 전달되고 생산 수율과 제품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높은 평탄도 확보를 통해 기존 외산 소재보다 생산성을 1.5배 높였다.
그동안 쌓아온 첨가제 혼합실험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수요 기업이 원하는 대로 볼록하거나 오목한 형태의 맞춤형 도금액도 제작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전자소재 전문 중소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제품을 출시했으며, 6개월에 걸쳐 반도체 대기업 제조공정에서 시험 평가를 해왔다.
대기업으로부터 12인치 대형 웨이퍼와 차세대 반도체 제품 제작 공정에 필요한 도금 특성을 만족시킨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수개월 안에 평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국내 반도체 도금 소재·장비의 국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형 박사는 "약 2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도금액 시장은 대기업이 진출하기엔 작지만 중소기업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국산화가 쉽지 않았다"며 "일본 등 소재 강국에 역수출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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