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이내 사망도 70여건…"구금된 6천여명 중 82%는 장소조차 몰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다 체포·구금된 뒤 숨진 정치범들이 최소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30일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 자료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110여명 중 최소 77명은 체포된 지 24시간 이내에 숨졌으며, 다수는 고문을 당한 것으로 보였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양곤 파베단 타운십(구)의 NLD 책임자인 킨 마웅 랏(58)은 3월 초 자택에서 군부에 체포된 뒤 다음날 사망했다는 소속이 가족에게 전해졌다.
가족은 그가 체포 당시만 해도 건강 상태가 좋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가잉 지역 깔레에서 오토바이 수리점을 운영하던 민 민(39)도 5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군부에 의해 체포된 뒤 만 하루도 안 돼 사망했다.
가족들은 그의 시신에 많은 멍 자국과 심각한 외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군부는 다수의 사망 사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7월 이후 사가잉 지역 까니 타운십에서 숨진 40여명 중 26명도 체포된 뒤 24시간 이내에 숨진 것으로 AAPP는 파악했다.
교도소 내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혐의로 3월 체포된 킨 마 이(50)는 당뇨와 심장병이 있었지만, 교도소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7월에 숨졌다.
문민정부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중앙집행위원인 냔 윈은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 중 코로나19로 사망했다.
AAPP는 구금 중 사망한 이들 중에는 NLD 인사 7명과 의사 2명 그리고 교사 3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AAPP가 미얀마 전역에서 발생한 구금 상황을 모두 알 수는 없는 만큼, 실제 구금 중 사망 사건은 더 많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 폭력에 의한 사망자는 30일 현재 1천38명으로 1천명을 넘어섰다.
또 7천600명 이상이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체포·구금됐는데, 이 중 6천명 이상이 여전히 자유를 속박당한 상태다.
AAPP 관계자는 지난 30일 '국제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을 맞아 낸 성명에서 "6천여 명 중 82%는 구금된 장소도 모르는 상태"라며 "강제 실종은 최악의 반 인류 범죄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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