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모셔널과 개발한 '레벨4' 로보택시 첫 공개…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자율주행 센서 외부로 노출…차량·운전자 소통 위한 HMI 기술 적용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차[005380]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2023년 미국 실제 도로를 달린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2024년부터 시범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31일 미국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와의 합작사인 모셔널과 함께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이하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 레벨 4 수준 자율주행 기술 탑재…이중 안전 시스템도 강화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다. 레벨 4는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판단해 운전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모셔널의 첫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 2023년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4월 모셔널은 아이오닉 5를 차세대 로보택시 차량 플랫폼으로 선정했다고 밝히며, 2023년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에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대량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모셔널은 리프트와 협력해 세계 최장기간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기술 신뢰성을 인정받았고, 사고와 오작동 없이 약 10만회 이상의 주행 테스트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모셔널과 함께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 레벨 4에 해당하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레이더와 라이다(Lidar·빛으로 주변 물체와 거리를 감지하는 기술)·카메라 등의 자율주행 센서 기술을 고도화하고, 약 30개 이상의 센서를 차량에 탑재해 차량이 360도 전방위로 주행 상황을 감지,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의 주요 시스템에는 리던던시(Redundancy)를 적용했다. 리던던시는 조항과 제동, 전력, 통신 등을 이중 구성하는 것으로,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보조장치가 이를 대체해 차량의 운행을 돕는 시스템이다.
또 차량이 공사 구역을 지나거나 도로가 침수되는 등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관제센터가 로보택시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연결을 시도해 새 경로를 제공하거나 필요한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하는 '원격 차량지원(RVA)' 기술도 탑재했다.
◇ 자율주행 센서는 차량 외관에…차량과 소통하는 HMI 기술도
아이오닉 5 로보택시의 디자인은 아이오닉 브랜드의 지향점인 '전동화 경험의 진보'를 바탕으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부품인 자율주행 센서를 차량 외관에 드러나도록 장착해 탑승자가 한눈에 로보택시임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차량 루프(지붕)에 파란색 원통형의 라이다와 카메라, 레이더 등의 자율주행 센서를 장착했고, 전·후면 범퍼, 좌우 펜더(바퀴 덮개) 등에도 약 30개의 센서를 탑재했다.
이들 센서를 차량 고유의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것은 차량 출력 방지를 위한 에어덕트를 의도적으로 외부에 드러내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랠리카의 디자인 설계 방식과 유사하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만큼 편평한 바닥(플랫 플로어)과 움직이는 센터 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 등으로 넓고 독립된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완전한 무인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인 만큼 운전자를 대신해 차량과 탑승자 간 자유로운 소통을 돕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 기술도 곳곳에 적용했다.
먼저 운전석 전면 대시보드 상단의 외부 디스플레이[228670]에 승차 대기 중인 고객의 아이디(ID)를 표시, 고객이 본인 아이디를 확인한 후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도어 창문 하단에 적용된 LED 스트립은 차량 내 탑승자 유무와 차량 상태에 따라 색상이 바뀌기 때문에 고객이 먼 거리에서도 LED 색상을 통해 차량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실내 카메라 센서로 탑승자의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하거나 탑승자가 차량에 소지품을 두고 내리지 않도록 센서로 물건을 감지한 뒤 안내하는 등 운전자를 대신해 탑승자의 편의를 돕는 기능도 있다.
운전석 뒤에는 탑승자를 위한 디스플레이를 장착, 탑승자가 이동 중인 차량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예정된 목적지 외에 추가로 중간 정착지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루프 중앙에는 자율주행 관제센터와 연결할 수 있는 통화 버튼과 스피커·마이크도 있다.
장웅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아이오닉 5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안전과 편의 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해 완전 자율주행 차량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며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2023년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전문적인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며 "높은 안전성과 신뢰도를 기반으로 탄생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상용화를 위한 최적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7∼12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2021 IAA 모빌리티'에 현대차 전용관을 열고 아이오닉 5 로보택시의 실물을 전시한다. 현대차는 차량의 개발 과정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