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앞두고 전야제 진행…협상 결렬 시 2일 오전 7시 기해 파업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일 보건복지부와 막판 협상을 지속하는 가운데 늦어도 이날 밤 11시께에는 총파업 실행 여부를 알릴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복지부와 제13차 노정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건의료노조에서 물러설 수 없다고 밝힌 5개 핵심 과제에 대한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개 핵심 과제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 기준 마련, 공공의료 확충 세부 계획 마련,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교육 전담 간호사 확대, 야간 간호료 확대 등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남은 시간 동안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나 결국 결렬될 경우 2일 오전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11시에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2시부터 산별 총파업대회를 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 개시를 반나절 앞둔 이날 오후 6시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전야제를 시작하는 등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노조 20여개 지부에서 병원로비·강당·회의실, 병원 주차장 등에서도 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다만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환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파업 참가자 모두가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 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방호복 파업'을 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 보건의료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간호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17일 124개 지부(136개 의료기관)가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고, 파업 찬반 투표에 참여한 4만5천892명 중에서 4만1천191명(89.76%)이 파업에 찬성했다. 단 파업에 찬성 의사를 밝힌 이들이 모두 파업에 나서는 건 아니다.
정부에서는 쟁의조정을 신청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5만6천여명 중 필수 인력 등을 제외하고 30% 내외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보건의료노조와 정부 집계에 차이가 있다. 정부는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104개로 파악하고 있다.
각 병원에서는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막판 극적 협상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실제 파업에 참가하는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의사들은 파업에서 제외돼 있어 우려할 만한 '의료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변경하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진료나 수술 일정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상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병원협회에서는 보건복지부의 비상진료체계 요청에 따라 각 병원에 협조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가 파업하는 동안 응급실의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고, 파업이 발생한 지역의 병원급 의료기관의 평일 진료시간 확대 및 주말 진료를 시행하는 게 골자다. 감염병전담병원에게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차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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