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유행도 다양해져…당국 "사전예방 중요, 10월 전까지 미흡시설 보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올해 상반기 유럽 야생조류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건수가 지난해의 약 44배로 급증했다.
특히 바이러스의 유형도 다양해진 가운데 겨울 철새를 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자 가축방역당국은 이달까지 미흡한 시설을 보완하는 등 사전예방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상반기 유럽 야생조류의 AI 발생건수는 1천13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6건의 43.8배에 달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등 7개국에서 지난해의 3.1배 수준인 44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기도 했다.
과거 유럽과 아시아에서 AI가 유행하면 철새 이동으로 인해 국내에도 피해가 컸다.
2017년과 2020년 상반기 유럽에서 가장 유행한 AI 바이러스 유형이 그해 겨울철 국내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점에서도 연관성이 확인된다.
2016∼2017년에는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유행했던 AI 바이러스가 철새 경로를 따라 국내로 들어오기도 했다.
AI 바이러스 유형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유럽에서는 H5N8형만 나왔지만, 올해는 H5N8형과 함께 H5N1·H5N5·H5N4·H5N3·H7N7도 검출됐다.
아시아에서는 H5N6·H5N8·H5N1·H5N5형 등 4종의 AI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H5N8형과 H5N6형이 동시에 발생했던 2016∼2017년의 경우 8개월에 걸쳐 대규모 감염이 일어난 바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H5N8형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폐사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오리는 감염돼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특성을 보였다.
유럽·중국 등에서 발생한 H5N1·H5N5·H5N6형 바이러스는 닭의 폐사율이 높고 다른 닭으로 쉽게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AI의 위험성이 커짐에 따라 농식품부는 가금농가에 대한 특별방역대책기간(2021.10∼2022.2) 이전부터 방역 취약요인과 제도를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지난 6월부터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방역시설 현장점검에 더해 방역상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한 컨설팅을 함께 진행한다.
미흡한 농장은 추가 점검을 통해 특별방역대책기간 전까지 보완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육제한 등의 조치를 한다.
사전 예방 조치의 제도화와 현장 중심 방역을 위해 전문가·생산자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모아 관련 규정과 매뉴얼도 정비한다.
이번 겨울 국내 야생조류에서 AI가 발생하면 즉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환경부와 협업해 발생지역에 대한 집중 소독과 출입통제를 시행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유럽·아시아 등에서 다양한 유형의 고병원성 AI가 유입될 수 있어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가금농장 관계자는 오는 10월 전까지 차량·대인 소독시설, 야생조류 차단망, 방역실·전실 등 소독·방역시설을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해 미흡한 시설을 사전에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