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기후변화 협의차 방중한 케리와 화상대화…인식차 노출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김경희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중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문제 특사가 1일 영상으로 만나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했다고 중국, 미국 외교부가 밝혔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한층 심화한 가운데 양측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을 놓고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케리 특사는 기후변화의 도전에 맞서는 데 있어 "미중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중국과 상호존중하고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길 원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 관련 파리협정(2015년 체결)의 목표 실현을 위한 모범사례를 만들고 미중관계의 난제를 해결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쌍방의 리더십을 발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특히 중국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추가 조치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케리 특사는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미국이 국제 사회와 공조에 전념할 것이라 단언하고,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며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반면 왕이 부장은 "중미 기후변화 협력은 양국 이익에 부합하고 전인류에 복을 주는 것으로 광활한 발전 전망이 있다"고 전제했지만 "중미기후변화 협력은 중미관계의 큰 환경과 무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큰 틀에서 중미관계가 개선되어야 기후변화 관련 협력도 잘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왕 부장은 또 현재 양국관계가 급전직하한 것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전략적 오판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공은 미국 쪽에 있다"며 미국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위협이자 적수로 보지 말고,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대 중국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며 "(미국이) 긍정적인 행동을 통해 중미관계를 정상궤도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결국 '글로벌 이슈인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협력을 발판 삼아 중미관계를 풀어나가자'는 미국 입장과, '기후변화 문제도 중미 갈등구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미국이 대 중국 정책을 먼저 바꿔야 한다'는 중국 측 입장이 엇박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방중한 케리 특사는 오는 3일까지 체류하며 셰전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와 톈진(天津)에서 회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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