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도시에 군경 수천명 증파…인터넷도 차단
카슈미르, 1947년 인도·파키스탄 독립부터 분리운동·분쟁 지속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분쟁지 카슈미르에서 분리 운동을 벌였던 유력 지도자가 사망하자 현지 소요를 막기 위해 봉쇄령을 발동하고 주요 도시에 군경을 급파했다.
2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분리주의 세력을 이끌었던 사이드 알리 샤 길라니가 전날 카슈미르 스리나가르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였다.
길라니는 분리 운동 과정에서 10년가량 수감됐고 가택 연금도 당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카슈미르 최대 정당인 자마아트-이-이슬라미 소속으로 반인도 운동을 주도했다.
인도 정부는 길라니에 대한 추모 분위기로 민심이 동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국은 길라니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현지에 봉쇄령을 내렸다. 스리나가르 등에는 수천 명의 군경을 증파했고 인터넷도 끊었다.
길라니의 장례식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통제 속에 이날 새벽에 치러지게 하는 등 통제에 나섰다.
한 주민은 AFP통신에 모든 곳에 군인이 배치됐다며 "주요 도로는 철조망으로 막혔다"고 말했다.
반면 수십 년간 카슈미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한 인접국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길라니의 별세에 대해 '카슈미르의 자유를 위해 싸운 전사의 죽음'이라고 언급하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카슈미르를 둘러싼 분쟁과 분리 독립 움직임은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종교에 따라 두 나라로 갈라질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다른 인도 지역과 달리 카슈미르 주민 대부분은 무슬림이었지만 지배층은 힌두교를 믿은 탓이다.
종교 구성상으로는 카슈미르가 파키스탄에 귀속되는 게 순리처럼 보였으나 힌두 지도자가 인도에 통치권을 넘기려 했다.
그러자 1947년 10월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은 무장 부족 집단이 주도인 스리나가르를 침공해 1차 카슈미르 전쟁이 벌어졌고 1971년 3차 전쟁까지 이어졌다.
이후 인도 정부가 2019년 8월 초 잠무-카슈미르주(잠무, 카슈미르, 라다크 등으로 구성된 인도령 카슈미르)가 수십 년간 누려온 헌법상 특별 지위를 전격 박탈하면서 카슈미르의 민심은 더욱 들끓었다.
그간 외교, 국방 외 폭넓은 자치가 허용됐던 잠무-카슈미르주가 연방 직할지로 편입됐고, 원주민이 누렸던 부동산 취득, 취업 관련 특혜도 사라졌다.
그러자 현지에서는 시위와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빈발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공공장소 집회·시위 금지, 통신망 폐쇄 등 계엄령에 가까운 통제 조치를 도입했다가 차례로 제한을 풀어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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