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제약 '그린 패스' 효과로 20∼30대 접종률 수직상승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률이 70% 선을 넘어섰다.
이탈리아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2일(현재시간) 기준으로 12세 이상 국민의 70.7%가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현재 백신 접종을 마친 인원은 3천817만6천여 명이다. 이탈리아 전체 인구(5천925만 명) 대비 접종 완료율은 63%대지만 접종 가능 연령대인 12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70%가 넘는다.
작년 12월 27일 백신 접종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약 8개월 만이다.
특히 그동안 20% 안팎을 맴돌며 지지부진하던 20∼30대 젊은 층의 접종 완료율이 50%를 넘긴 것은 고무적이다.
연령대별 접종 완료율을 보면 80∼89세가 93.7%로 가장 높고, 70∼79세 86.5%, 60∼69세 79.5%, 50∼59세 73.3%, 40∼49세 63%, 30∼39세 56.8%, 20∼29세 58.2% 등이다.
백신 접종 증명서, 이른바 '그린 패스' 제도를 일상생활에 적용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6일부터 실내 음식점, 문화·체육시설 출입 시 그린 패스를 의무화한 데 이어 1일부터는 장거리 버스·기차, 여객기 탑승에도 이를 제시하도록 했다.
보건당국은 이달 말까지 12세 이상 인구의 백신 접종률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젊은 층의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가는 현 추세를 고려하면 목표 달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당국은 아울러 이르면 이달 말부터 부스터 샷(예방효과 보강을 위한 추가 접종)을 제한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장관은 이날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의약품청(EMA)·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등의 권고에 따라 이달 말 면역 취약층부터 부스터 샷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이 자리에서 EU 승인을 전제로 궁극적으로는 12세 이상 모든 국민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수도 있음을 내비쳐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의료계 종사자와 일선 학교 교직원 등만 백신 의무 접종 대상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백신 접종률과 관계없이 하루 4천∼6천 명대의 신규 확진자 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6천761명, 사망자 수는 62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455만3천241명, 12만9천35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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