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마르세유에 사흘 머물며 "마약 근절, 빈곤 퇴치"

입력 2021-09-03 03:01  

마크롱, 마르세유에 사흘 머물며 "마약 근절, 빈곤 퇴치"
임기 중 최장기간 머문 단일 도시…잇단 마약조직 분쟁에 올해 15명 사망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마약 밀매 연루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마르세유를 바닥부터 탈바꿈하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르세유 파로궁에서 "마르세유는 다른 도시보다 가난하지만, 에너지로 가득 찬 도시"라며 "누적된 빈곤을 해소할 수 있도록 광범위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르세유가 보안, 사회, 보건, 문화, 주거 등 많은 측면에 있어서 '비상사태'에 처했다며 하루 만에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더 늦기 전에 행동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년 초까지 중학교와 고등학교 50곳을 새로 열고, 청년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고용으로 이어지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한편, 청년 창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마르세유의 노후한 병원 시설을 개선하는데 1억6천900만 유로(약 2천322억 원)를 투자하고 지하철 자동화, 트램 노선 신설, 버스 노선 확충으로 낙후된 지역의 교통 접근성을 개선을 다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르세유에서 마약 밀매가 성행하면서 조직폭력배 간 분쟁이 잦아졌고, 그 바람에 강력 범죄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평화롭게 사는 것은 권리"라고 강조하며 마약 밀매 근절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마약을 단속하는 마르세유 경찰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약을 하는 게 유행처럼 보여서 젊은 사람들이 마약을 팔거나 지켜보다가 목숨을 잃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을 사는 사람들은, 복수하겠다며 살인도 서슴지 않는 마약 밀매 조직의 공범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남부 마르세유에서는 마약을 불법으로 사고파는 조직간 총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마르세유에서는 마약 밀매 조직 간 분쟁으로 경찰 공식 집계로만 15명이 숨졌고, 그중 12명이 최근 두 달 사이에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에는 10대도 있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에는 소나기가 쏟아져 행사에 잠시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누군가를 향해 "우산을 갖다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직접 우산을 쓴 채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일 마르세유에 내려와 경찰서, 학교, 병원 등을 둘러봤으며 3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한 도시에 사흘 동안 내리 머문 것은 2017년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라고 프랑스앵포 방송이 전했다.
이례적인 장기 방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아직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그가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로는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가 지난 대선 때처럼 결선 투표에서 맞붙는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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