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시각 장애인이 출전하는 도쿄패럴림픽 여자육상 경기에서 동반주자가 평생의 동반자로 바뀌는 훈훈한 장면이 펼쳐졌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2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200m(시각장애 T11) 예선에 4조로 출전한 케우라니두레이어 페레이라세메도(32)는 조 꼴찌인 4위로 처져 탈락했다.
서아프리카의 섬나라 카보베르데 출신인 그는 예선에서 떨어져 실망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만면에 함박웃음을 짓는 환희의 순간을 맞았다.
동반주자인 마누엘안토니오 바스다베이가(30)가 평생을 함께 살자는 의미를 담은 반지를 건넸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프러포즈에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은 페레이라세메도는 "지금 기분을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여러 감정이 가슴에서 용솟음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반주자로 11년간 지내온 바스다베이가는 지난 7월 페레이라세메도가 대표 선수로 결정됐을 때부터 깜짝 프러포즈를 준비했다며 이날이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쿄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생각이었던 페레이라세메도는 계속 곁에 있어 줄 평생 동반자를 얻게 되어 '2인3각'(二人三脚·두 사람의 한쪽 발목 묶어 세 발처럼 뛰는 경기)으로 육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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