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장악한 탈레반 제재 지속 여부 놓고 시험대로

입력 2021-09-03 15:57   수정 2021-09-0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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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아프간 장악한 탈레반 제재 지속 여부 놓고 시험대로
섣부른 철폐시 정치적 위험…제재 이어지면 아프간 경제 타격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제재 지속 여부가 시험에 직면했다.
과거 테러 행위 조력 등을 이유로 탈레반에 가한 제재를 철폐하는 건 아프간전을 끝내면서 큰 혼란으로 비난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이어갈 경우 이미 극심한 경제 빈곤에 처한 아프간을 고사 위기로 내몰고 인도적 지원에도 타격을 준다는 점이 딜레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탈레반 관리들의 금융 시스템 접근을 제한하는 미국의 오랜 조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제재는 지난달 아프간에서 철수하지 않은 100∼200명의 미국인과 아프간인 수천 명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백악관은 또한 탈레반이 특히 여성과 종교, 소수민족을 위한 인권을 존중하는 정부를 수립하기를 원한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재 철폐는 미국의 혼란스러운 아프간 철수를 놓고 여야 모두의 날 선 비판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큰 정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제재 완화를 꺼리는 것은 탈레반의 새 정부 수립에 걸림돌이 되고 아프간을 더 깊은 빈곤에 빠뜨린다는 점이 문제다.


블룸버그는 "제재가 오래 유지될수록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에 경제가 파멸 직전이었던 아프간의 대재앙 가능성은 커진다"며 수백만 명의 아프간인이 빈곤이나 기근의 위험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와 관련,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의 은신처를 제공한 데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한 이후 20년 동안 은행 시스템 밖에서 활동해왔다.
다만 이런 제한은 탈레반이 농장과 기업, 아편 거래에서 불법적인 세금을 징수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이제 탈레반이 아프간 중앙은행을 통제하게 된 가운데 탈레반 조직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탈레반이 통제하는 정부까지 확대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탈레반 정부가 제재 대상이라고 결정한다면 인도주의 단체들의 지원은 위축되고 아프간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노력은 좌절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해외 원조는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미 정부가 지금까지는 많은 동정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아프간 중앙은행에 대해 약 90억 달러의 자산을 동결했다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우리는 탈레반 지도자들에 대한 제재 압박이나 국제 금융 시스템으로의 접근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들의 행동에 따라 탈레반을 판단할 것"이라며 "앞으로 취하는 모든 조치에 대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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