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해수면 상승→서식지 잠식→개체 감소 악순환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인도네시아 코모도왕도마뱀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서식지가 잠식돼 멸종 위기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개최한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코모도왕도마뱀을 위기종(endangered)으로 지정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코모도왕도마뱀은 그간 IUCN이 멸종 위험 정도에 따라 9개 등급으로 분류한 적색 목록에서 위기종보다 한 단계 낮은 취약종(vulnerable)에 속해있었다.
IUCN은 취약, 위기, 위급(critically endangered) 종에 해당하는 생물은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영국 런던 동물원의 보전 사업 담당 앤드루 테리는 "선사시대 때부터 존재한 동물이 기후변화 때문에 멸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평균 몸길이 2.3m, 몸무게 80㎏으로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코모도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코모도섬 일대에만 서식하는 희귀동물이다.
유네스코(UNESCO)는 1991년 코모도 국립공원을 세계 자연 유산으로 올렸다.
IUCN은 코모도왕도마뱀 등 지구에 존재하는 13만8천374종이 처한 환경을 평가한 결과 28%가량이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지난 10년간 시행한 어획 할당량 덕분에 멸종위기에 처한 참치 7종 중 대서양참다랑어 등 4종이 '최소 관심'(least concern_ 등급으로 지정됐다.
IUCN은 "우리가 옳은 일을 할 때 종이 증가할 수 있다"며 "보전 노력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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