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확진 180만명…'방역 실패' 퇴진 총리, 장관급 재기용

입력 2021-09-05 13:40  

말레이 확진 180만명…'방역 실패' 퇴진 총리, 장관급 재기용
새 내각, 무히딘 전 총리를 코로나 회복협의회장에 임명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구 약 3천300만명의 말레이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누적 180만명을 넘어섰다.
방역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무히딘 야신(74) 전 총리는 장관급인 코로나 회복협의회 회장(장관급)에 임명돼 자리만 바꾸기 논란이 일었다.



5일 말레이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확진자는 전날 1만9천57명이 추가돼 누적 182만4천여명, 사망자는 362명이 추가돼 누적 1만7천883명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올해 5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하자 봉쇄령을 재발동했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일일 확진자 1만명에 이어 2만명까지 넘어서자,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다.
지난 7월 25일 누적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자 야당 의원들은 "무히딘 야신 총리는 방역 실패로 과반수 지지를 잃었다"며 사퇴를 촉구했고, 압둘라 국왕까지 포고령 철회 문제 등을 두고 돌아서면서 무히딘은 정권을 내려놓게 됐다.
말레이시아의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무히딘 총리는 결국 지난달 16일 사임했고, 압둘라 국왕은 같은 달 20일 새 총리로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61) 부총리를 지명했다.
이스마일은 무히딘 내각에서 국방부 장관이자 선임 장관으로 7월까지 코로나 사태 대응 총괄을 맡았고, 7월부터는 부총리직을 수행했다.
그는 1946년 창당한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소속으로, UMNO는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61년 동안 총리를 배출하다가 2018년 총선에서 정권을 내줬다.
이스마일이 이번에 총리로 지명되면서, UMNO는 다시 총리가 소속된 정당 자리를 되찾았다.
방역 실패의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이스마일이 총리직을 넘겨받자 "새로운 정치가 이뤄질 리 없다"고 반대의 목소리가 거셌다.



이스마일 신임 총리는 지난 내각에서 백신 보급 등의 책임을 진 카이리 자말루딘 아부바카르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을 보건부 장관으로 자리를 바꿔 임명하는 등 기존 인사들을 상당수 재발탁했다.
이에 야당은 '재활용 내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이스마일 내각은 전날 무히딘 전 총리를 국가 코로나 회복협의회 회장에 재임명했다.
내각은 "무히딘이 코로나 팬데믹에서 국가의 회복 전략을 주도하고, 최선의 경제 효과를 달성하며 국민들의 삶을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인구가 3천300만명에 가까운데, 이스마일 총리는 무히딘을 협의회장에 앉혔다"며 어이없다는 반응과 "이게 바로 이스마일이 총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비판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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