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현상 해결책 마련…2019년 시의회 승인 후 팬데믹으로 적용 미뤄
주요 출입구에 개찰구 설치…"도시 크기에 맞게 관광객 받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내년부터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에 관광객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출입이 통제된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베네치아가 그동안 미뤄왔던 '관광객 통제 시스템'을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이탈리아 현지 언론 스탐파는 베네치아에서 사전 예약, 입장 요금 부과 등 관광객 수를 통제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가 내년 여름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베네치아는 도시 주요 출입구에 개찰구를 설치해 특정 애플리케이션과 QR코드를 소지한 관광객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애플리케이션이나 OR코드는 호텔에서 1박 이상 머무르는 관광객에게는 자동으로 부여되지만,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관광객은 별도 비용을 내고 다운로드해야 한다.
비수기에는 1인당 3 유로(약 4천120원), 성수기에는 10 유로(약 1만3천740원)를 내야 한다.
또 제어실에서 관광객 수와 위치를 파악해 도시 내 어느 부분이 혼잡한지를 검토한 뒤 '관광객 수용 불가' 상태에 이르면 출입구를 통제할 예정이다.
베네치아는 그간 좁은 도시에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으로 혼잡이 빚어지면서 이를 통제하기 위한 해결책을 고심해왔다.
지난 2019년 시의회에서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했지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시행이 지연돼왔다.
베네치아는 2019년 말 조수 상승으로 침수 피해를 본 뒤 최근 다시 관광객들이 몰려들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더는 이토록 많은 관광객을 감당할 수 없다. 이제 베네치아에 오려면 예약을 해야 할 것"이라며, 도시 크기에 맞게 관광객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객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뽑아내려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시스템을 적용하려면 큰돈이 든다"며 반박했다.
시모네 벤투리니 시의원은 "산마르코 광장에 급하게 왔다 가는 것이 아니라 베네치아를 진정으로 즐기는 관광객을 보고 싶다"며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계획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개찰구를 생각하면 도시가 아닌 공항이 떠오른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한 시민은 "지난 18개월 동안 관광객이 없으면 얼마나 불행한지를 겪었다"며 "우리 베네치아인들은 군중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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