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유럽연합(EU)의 대형 은행들이 최근 몇년간 연평균 200억유로(약 27조5천4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조세회피처에서 회계처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과 미 CN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의 독립조사기구인 조세관측소(Tax Observatory)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대형 은행 36곳이 2014∼2020년 총이익의 14%를 조세회피처에서 회계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가 규정한 조세회피처는 바하마, 버뮤다, 케이먼군도, 홍콩, 아일랜드, 쿠웨이트, 룩셈부르크, 마카오, 몰타, 모리셔스 등 17곳이다.
보고서는 조세회피처에서 회계처리된 은행 직원 1인당 이익은 23만8천유로(3억2천800만원)로, 다른 지역의 1인당 이익(6만5천유로)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실효세율이 15%보다 낮은 국가에서 회계처리된 이익 비율은 25%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로 조세회피처에서 처리된 이익 비율은 0∼5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예컨대 홍콩 영업 비중이 높은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는 이 비율이 58%에 달했으나 방키아 BFA, 스웨드뱅크, 방코 사바델 등은 0%였다.
이와 관련해 조세회피처 이익을 많이 낸 은행들은 정상적인 영업의 결과이며 고의로 세율이 낮은 지역으로 수익을 돌린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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