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내각이 경제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 반영"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퇴진 입장을 밝힌 것을 계기로 일본 주식 시장이 연일 달아오르고 있다.
7일 일본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256.25포인트(0.86%) 오른 29,916.14로 거래가 끝났다.
도쿄 증시 1부에 상장된 약 2천200개 전 종목 주가를 반영하는 토픽스(TOPIX) 지수도 22.16포인트(1.09%) 급등한 2,063.38로 마감됐다.
스가 총리가 사실상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지난 3일 이후로 따져 양대 지수 모두 3거래일 연속 올랐다.
닛케이225는 이날 장중 약 5개월 만에 30,000선을 다시 돌파했다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지만 상승세 자체가 꺾이진 않았다.
닛케이225의 사흘간 상승폭은 1,372.63포인트(4.8%)에 달했다.
토픽스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일본 경제 버블기인 1990년 8월 이후 약 31년 만의 최고치를 이틀째 경신했다.
이 영향으로 도쿄 증시 1부 상장업체 전체 시총도 758조엔(약 7천98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틀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가 총리가 퇴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뒤 일본 주식 시장이 상승 랠리를 펼치는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퇴진을 표명했던 작년 8월 28일 닛케이225가 1.41% 떨어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스가 퇴진 표명에 따른 강세장의 배경으로는 새 내각에 대한 기대감이 꼽히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의 퇴진으로 자민당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안정적으로 새 내각이 출범해 경제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9월의 스가 내각이 발족한 후의 일본 주식시장은 닛케이225 기준으로 23,000대에서 횡보 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동안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내수 부양을 위한 관광장려 정책인 '고 투 트레블' 사업을 추진한 영향 등으로 작년 11월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올 2월 16일에는 닛케이225가 일본 경제 버블기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인 30,467.75(종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세가 다시 나타나면서 긴급사태가 반복적으로 선포돼 경제활동이 영향을 받고, 경기를 진작시킬 호재로 여겨졌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사실상의 무관중으로 개최되면서 일본 주식시장은 다시 활기를 잃었다.
지난달 20일에는 약 8개월 만에 닛케이225가 장중 27,000선을 밑돌면서 작년 말 수준으로 되밀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차기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내부에서 '선거의 얼굴'로 스가를 내세울 경우 자민당 주도의 정권 기반이 불안정해지면서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SMBC닛코증권의 오타 지히로 투자정보부장은 스가 총리의 퇴진으로 자민·공명당 연립정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심한 해외 투자가들의 돈이 들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일본 주식시장 전망을 놓고는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증권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새 내각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공급 체계를 잘 확충하면 연말까지 닛케이225가 36,0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자민당 총재로 누가 뽑히든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경제활동의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상승 장세가 계속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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