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 끊자 올해 274개 업체 파산…대형기업도 위기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주택가격 안정책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유입되는 자금을 강력히 통제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거의 하루에 하나꼴로 파산하고 있다.
8일 경제지 시대주보(時代週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중국에서 총 274개의 부동산 개발업체가 파산했다.
올해 파산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주로 규모가 작은 소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다.
하지만 당국의 고강도 규제 속에서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급랭함에 따라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중국의 부동산 업계 전체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국을 대표하는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도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과거 많은 차입에 의존해 부동산 사업을 벌이던 헝다는 최근 수년간 자동차 등 신사업에까지 수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중국 당국이 민생 안정의 일환으로 강력한 부동산 시장 억제 정책을 펴면서 사업 환경이 급속히 나빠졌다.
주민 소득 대비 너무 높게 치솟은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심각한 사회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은 수년 전부터 '주택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내걸면서 주택 가격 안정을 도모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유도에도 코로나19 부양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주택 가격이 계속 치솟자 중국은 작년 말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는 것을 차단하는 '3대 마지노선' 제도를 도입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이 급랭했다.
'3대 마지노선 제도'란 부동산 개발업체마다 고객 계약금을 뺀 자산 대비 부채 비율, 순부채 비율, 단기 부채 대비 현금 보유 비율 등 3대 지표를 산출한 뒤 이 지표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은행으로부터 신규 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다.
이런 신규 대출 규제 도입으로 은행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하기 어려워진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게 됐다.
다른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양광100'(陽光100), 화사싱푸(華夏幸福) 등도 올해 들어 일부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미국의 거물 투자자이자 열린사회재단 창립자인 조지 소로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기고문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근 중국 투자를 확대한 것이 '비극적인 실수'라고 비판하면서 "블랙록의 펀드매니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위기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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