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부 대화 정체 요인은 韓 시민단체의 저항" 주장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지금도 파기되지 않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의의를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8일 주장했다.
진보 성향의 유력지 아사히는 이날 '위안부 30년, 피해자 구제가 원점(原点·원칙)'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런 주장을 내놓았다.
신문은 올해로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증언 30년을 맞은 점을 거론하면서 위안부 문제는 지금도 한일 정부 간 현안이고 "양국 간에는 일부에서 극단적인 언설(言說)이 난무하는 대립점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고 이후 민관이 함께 조성한 '아시아 여성기금'으로 피해자를 지원했으나, 일본 정부의 책임 회피라는 반발이 제기돼 아시아 여성기금 사업은 성공이라고 말하기 어렵게 끝났다고 평가했다.
6년 전 한일 정부가 발표한 위안부 합의는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조치가 담겼지만,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 중심이 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해 한국을 자극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신문은 "위안부 합의는 지금도 파기되지 않았다"며 "쌍방이 중시한 사항은 당시 두 외교장관의 발표에 명기됐다. '부(負)의 역사'를 극복하고 의견 교환을 한 의의를 재차 인식해야 하지 않겠냐"고 주문했다.
아사히는 또한 김학순 할머니 증언 당시와 그 이후 한국의 시민단체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근년(近年) (한일) 정부 간 대화가 정체된 요인에는 이들 단체의 저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본의 법적 책임 추궁에 집착한 한국 시민단체가 일본 측의 지원금을 받지 말도록 피해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업은 당사자의 의사에 맡겨야 한다면서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한일 정부는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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