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시작되자 지난 6월보다 무려 30배
중환자들도 급증…"백신보급·마스크가 최선"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학기와 함께 미국에서 어린이를 비롯한 미성년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소아과학회, 어린이병원협회가 발간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1주일(8월27일∼9월2일) 동안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어린이(0∼17세)는 25만1천781천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코로나19가 공식 보고돼 어린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다.
특히 이번 규모는 최근 저점이던 6월 18일∼24일과 비교할 때 무려 30배나 많은 수준으로 가파른 확산세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서 최근 봉쇄조치 완화, 델타변이 확산으로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성년 확진자가 덩달아 증가했다.
작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미성년 누적 확진자는 505만명 정도다.
소아과협회, 어린이병원협회는 그 가운데 무려 75만여건이 지난달에 나왔다는 사실을 우려스럽게 주목했다.
어린이를 비롯한 미성년자들이 중증에 빠져 병원에 실려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보면 지난 5일 현재 미국에서 17세 이하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는 10만명당 0.49명으로 최근 저점이던 올해 7월 5일 0.07명의 무려 7배에 달했다.
미국 ABC방송은 주지사가 교내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텍사스주에서 입원하는 미성년 감염자들의 수가 미국 내 최대라고 보도했다.
텍사스어린이병원의 수석 병리학자인 제임스 버샐로비치는 "4차 유행이 왔다고 본다"며 "이번 유행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쳐 충격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팬데믹 초기에 다른 연령층보다 쉽게 감염을 이겨내는 경향이 있었으나 점점 취약층이 돼가고 있다.
델타 변이처럼 전염력이 강하고 치명도까지 높을 수 있는 바이러스가 지배종이 된 상황에서 아직 미접종자들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어린이들은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까닭에 다른 취약층을 전염시키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사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린이를 코로나19에서 보호할 특단의 대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미국 최고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백신보급 확대와 마스크를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CNN방송 인터뷰에서 "친구, 가족, 학교 교직원 등 백신 접종자들로 어린이들을 포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내내 교실에서 학생들이 대면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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