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신고 마감 사실상 일주일가량 남아
지닥·플라이빗 등 일부 거래소는 기한 내 신고서 제출 자신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업비트에 이어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이 속속 가상자산(가상화폐) 사업자 신고 요건을 갖추면서 이달 말 이후 이들 4대 거래소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정부가 신고를 마친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에서 은행 실명계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다른 거래소들은 신고 기한(9월 24일)을 지키지 못한 채 사실상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9월 25일부터 시작할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즌 1에서는 4대 거래소만 살아남고, 다른 거래소들은 '시즌 2'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업계 최초로 사업자 신고를 마친 업비트에 이어 빗썸과 코인원(이상 NH농협은행), 코빗(신한은행)이 이날 제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확인서를 받았다. 실명계좌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함께 사업자 신고 주요 요건 중 하나다.
그동안 실명계좌를 갖춘 채 운영해온 4대 거래소가 9월 25일 이후 정상 영업을 영위할 준비를 끝낸 셈이다.
빗썸과 코인원, 코빗은 각각 실명계좌 확인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각종 정보를 새로 반영해 서류를 꾸린 뒤 이르면 10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사업자 신고 기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한시름 놓게 됐다"며 "반려되지 않도록 서류를 제대로 갖춰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 거래소는 이달 24일까지 사업자 신고를 마치면 25일 이후에도 원화 거래 서비스를 포함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지만, 추석 연휴를 고려하면 17일까지가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FIU가 미리 서류 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감까지 일주일 남짓 남은 기간에 다른 거래소들이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위험 요소를 피하려는 은행들이 접촉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게 중소 거래소들의 설명이다.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는 7일 연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 정상화 긴급 성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4대 거래소들보다 뭔가 부족하기 때문에 계좌를 못 받는 거라고 보는 분들이 있을 텐데, 부족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뭐가 부족한지 알아야 해소할 수 있을 텐데 우리에게는 그런 기회조차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닥과 플라이빗 등 일부 거래소는 공지를 통해 이달 24일까지 사업자 신고를 완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이대로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마감 기한을 넘길 경우 해당 거래소는 아예 문을 닫거나 원화 마켓만 없앤 채로 사업자 신고를 해야 한다.
중소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확보를 유예시켜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지만, 당국은 요건 완화는 어렵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은 우선 코인 마켓(코인 간 거래)으로 영업을 이어가다가 향후 실명계좌를 확보해 다시 신고에 나서는 방안이 꼽힌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2017년이 비트코인 시즌 1이었다면, 9월 25일 이후는 특금법 시즌 1이 될 것"이라며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우선 시즌 1에서는 4대 거래소만 제대로 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ISMS 인증을 갖춘 거래소들은 향후 법 개정이나 실명계좌 확보 등을 통해 시즌 2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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