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레 총리 "대통령이 실종 사건 수사 방해"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소말리아 총리가 고위 관리의 실종 사건과 관련, 대통령이 조사를 방해한다며 비난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말리아 국가정보안보국(NISA)의 고위급 요원인 이크란 탈릴(여, 25세)이 수도 모가디슈의 자택 인근에서 괴한들에 피랍됐다.
NISA는 피랍 3개월여만인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탈릴을 납치해 살해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알-샤바브는 이례적으로 NISA의 주장을 부인했다.
탈릴의 가족은 NISA가 그녀를 살해했다고 비난했으며, 소셜 미디어에서도 많은 시민이 NISA를 비난하고 정의를 요구했다.
모하메드 후세인 로블레 총리는 NISA의 보고서가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5일 NISA 국장 파하드 야신을 해임했다.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대통령은 NISA 국장 해임이 불법이며 위헌적이라고 일축하고 이튿날 야신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승진시켰다.
야신 승진 후 논란이 더욱 거세졌고, 이에 가뜩이나 불안한 정국에 전면적인 위기가 닥쳤다.
로블레 총리는 대통령의 행동이 탈릴의 실종 사건 조사를 방해한다고 말하고 "그것은 국가 통치체계에 대한 실재하는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총리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대통령이 오랫동안 연기된 대통령 선거를 조직하고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자신의 책무를 빼앗으려 한다며 비난했다.
앞서 소말리아 정치권은 지난 4월 모하메드 대통령이 선거 없이 임기를 연장하면서 정파 간 분쟁이 일었고 대통령과 총리도 자주 충돌했다.
유엔(UN), 소말리아 주둔 아프리카연합임무단(AMISOM), 미국, 유럽연합(EU), 동아프리카 정부 간 개발기구(IGAD) 등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총리와 대통령 측에 갈등을 시급하게 끝내라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지난 7일 소말리아에 있는 유엔 지원단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소말리아 지도자들에게 이번 (실종 사건) 조사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을 끝내고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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