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도입 '불안불안'…대통령은 해결사 모드

입력 2021-09-09 03:30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도입 '불안불안'…대통령은 해결사 모드
부켈레 대통령 트위터로 앱 상황 실시간 공유…"내일은 나아질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도입이 첫날부터 삐걱댄 후 대통령이 국민의 불안감을 달래고 비트코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트위터에 "(비트코인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 '치보'의 보수를 마쳤다"며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트위터 댓글로 알려달라"고 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앱에서 여전히 '수리 중'이라는 메시지가 뜰 경우 앱을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하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대통령이라기보다 애플리케이션 관리자에 가까운 메시지였다.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 자정 가까운 시간에도 트위터를 통해 치보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오전 8일 오전 1∼6시에 앱 사용을 중단한다며 "내일은 훨씬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미 엘살바도르는 부켈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전날부터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했다. 엘살바도르 공용통화인 미국 달러와 더불어 비트코인도 '진짜 돈'이 된 것으로, 전 세계 첫 사례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전도사'를 자처하며 연일 국민의 비트코인 사용을 독려했으나 도입 첫날은 혼란 그 자체였다.

치보 앱은 먹통이었고, 최근 이어진 비트코인 반대 시위는 더욱 거세졌으며, 비트코인 시세는 전날 10% 폭락했다.
부켈레 대통령도 분주해졌다.
그는 전날 수십 개의 트윗으로 치보 오류에 대해 설명하고 치보 앱 다운로드 상황을 공유했다. 아울러 일반인들의 비트코인 결제 경험담이나 비트코인 옹호자들의 메시지를 리트윗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취임 직후부터 튀는 행보를 이어온 40세 '포퓰리스트' 부켈레 대통령은 야권과 국제사회에선 대통령 권한 비대화와 인권 탄압 등으로 비판받지만, 자국 내에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법정통화화 첫날 여러 잡음 속에서도 이날 엘살바도르 앱스토어에선 치보 앱이 다운로드 횟수 1위를 기록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치보를 다운받아 처음 등록하는 사용자에게 1인당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등 글로벌 체인들도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통과된 관련 법엔 사업자들이 비트코인 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했으나, 이후 대통령은 비트코인 사용이나 수락이 의무가 아니라고 말하는 등 아직 강제 여부는 불명확하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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