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뒷배' 중국, 수치 정당 인정…양다리 전략?

입력 2021-09-09 12:03  

미얀마 군부 '뒷배' 중국, 수치 정당 인정…양다리 전략?
"中, 수치 정당 해산 시도 우려 뜻 군부에 전달…中특사 수치 면담 요청, 군부 거절"
미얀마는 中에너지 안보 핵심…문민정부 때는 군부·쿠데타 땐 민주진영과 끈 유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군부에 의해 축출된 미얀마 문민정부 집권당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중국 공산당이 주최한 정당 행사에 초청받았다.
군사정권이 NLD 해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조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9일 이라와디와 미얀마 나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이날 온라인으로 동남아 및 남아시아 정당들이 참여하는 '경제 개발을 위한 정당 협력' 회의를 개최한다.
공산당은 이 행사에 미얀마 내 93개 정당 중 4개 정당을 초청했는데, NLD가 포함됐다.
이라와디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NLD 해산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중국 정부가 NLD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초 천 하이 주미얀마 중국 대사가 군사정권의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과의 온라인 회담에서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를 미얀마 정부로 언급하면서도, NLD를 해산하려는 군정의 계획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지난달 21~28일 미얀마를 방문했던 쑨궈샹 중국 외교부 아주사무특사는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만나게 해달하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정은 쑨 특사의 요청을 거절했고, 특사 방문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쓴 특사의 미얀마 방문은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미얀마가 이른 시기에 안정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로 전환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중국 정부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고 미얀마 나우는 보도했다.
이라와디는 소식통을 인용, NLD가 정당으로서 계속 존재하기를 원한다는 중국 정부 입장을 중국 관리들이 군정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앞서 7월 말에는 중국 공산당이 공산당 100년 축하에 대한 화답으로 NLD 중앙집행위원회에 감사 서한을 보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군정이 지난해 총선을 무효로 하며 '눈엣가시'나 다름없는 NLD 해산 절차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행보를 두고 '양다리 전략'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있어 핵심 지역이다.
중국이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 원유 수송로는 모두 말라카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데 미얀마가 바로 그 길목이기 때문이다. 미얀마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포섭하게 될 경우 중국의 에너지 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는 셈이다.
중국은 수치 집권 시절 전방위적인 지원을 통해 민주진영의 환심을 사는데 주력했지만, 동시에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 대표단을 베이징으로 불러 군사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등 군부 관리도 지속했다.
현재는 쿠데타로 군부가 집권하고 문민정부를 이끌던 NLD는 축출됐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유이'하게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며 '뒷배'로 불린다.
그러나 향후 미얀마 정세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만큼, 민주진영과의 끈도 놓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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