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료용품 등 항공편 이어 육상으로도 지원"
탈레반 "파키스탄 포격으로 아프간인 부상"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이 탈레반 집권 후 경제난이 심각해진 아프가니스탄에 구호 물품을 보내기로 했다.
9일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 국민을 위해 식품, 의료용품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수송기 C-130 3대가 아프간으로 떠나고 있다"며 항공 지원 이후 추가 공급 물품은 지상 경로를 통해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키스탄 정부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아프간인들을 돕기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외교부는 국제사회를 향해 인도주의적 재난을 막기 위해 아프간인을 돕는데 역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미 중국은 아프간에 백신 300만회분과 곡물 2억 위안(약 360억원) 어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아프간에서는 지난달 15일 정부 붕괴 후 물가 폭등, 외화 부족, 실업자 급증 등 여러 어려움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별도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이뤄진 탈레반의 과도 정부 내각 발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외교부는 "새로운 정치 체제가 아프간의 평화, 안보, 안정을 위해 조직화된 노력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1990년대 중반 탈레반 결성 때부터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을 장악하고 저항군을 축출하는 과정에서도 파키스탄이 병력과 군수 물자를 은밀하게 지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파키스탄은 아프간 난민 유입과 극단주의 테러 조직의 활동 확대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탈레반에 의해 감옥에서 풀려난 파키스탄 탈레반(TTP) 대원이 파키스탄으로 잠입,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TTP는 아프간 장악을 목표로 한 아프간 탈레반과 달리 파키스탄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조직의 세력 배경은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걸쳐 사는 파슈툰족이다. TTP는 파슈툰족 거주지를 가로지르는 현 아프간-파키스탄 국경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파키스탄 북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바자우르 지구에서 파키스탄군과 국경 너머 무장 세력 간에 총격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총격전으로 파키스탄 군인 2명이 숨졌으며 TTP가 배후를 자처했다.
이후 파키스탄군은 TTP 등의 은신처를 공격하기 위해 국경 지대 너머 아프간 영토 내까지 포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관계자는 전날 뉴욕타임스(NYT)에 "지난 한 주 동안 북동부 쿤나르주에 박격포 공격이 이뤄져 어린이 1명 포함해 4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TTP 소탕과 관련한 국경 지대 충돌이 파키스탄과 탈레반 정부 간에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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