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노정합의 타결로 총파업 피했으나 고려대의료원 8일째 파업
암 환자, 파업으로 예정된 입원 및 수술 일정 연기 사례 나와
한양대의료원, 지난 7일 밤 교섭 타결로 전날부터 업무 현장 복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지난 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극적 합의하며 산별 총파업으로까지 가지 않았으나 고려대의료원은 개별 파업을 계속 하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 고려대의료원지부는 지난 2일 전면 파업에 돌입해 이날 8일째 파업중이다.
이번 파업에는 고려대의료원 산하 고려대안암병원과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조합원 1천여명이 참여한다. 고려대의료원 노조는 2000년도 파업 이후 21년 만에 3개 병원 병동 간호사들이 대부분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서는 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년·명예퇴직 자리를 정규직으로 충원하고 공휴일 근무 시 대체휴일을 부여하고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와 병원이 좀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파업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예정됐던 입원과 수술이 연기된 암 환자 사례도 보고됐다.
한 보호자는 연합뉴스에 "암을 앓고 계시는 어머니가 애초 5일에 고대안암병원에 입원해 7일에 수술할 예정이었는데 파업으로 인해 입원도 못 했고 수술도 연기됐다"며 "답답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고려대의료원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필수 인력으로만 병원을 운영 중이어서 진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조에서도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배치했으나 전반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적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고려대의료원 관계자는 "병동 간호사들이 적잖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부 진료과에서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일부 환자들의 수술이 연기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해서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의료원 측에서 "파업을 철회하면 요구안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하는 등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부정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노정 합의 후 서울에서는 고려대의료원 외 한양대의료원에서도 개별 병원 노조 차원에서 파업을 진행했으나 한양대의료원은 지난 7일 밤 교섭에 성공해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에 복귀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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