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유력주자 기시다 "재조사 생각하지 않아" 발언과 대조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당시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 관련 재무성의 공문서 조작에 대해 재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9일 일본 민영 방송 TBS 프로그램에서 "국민의 납득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해야 한다"며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는 공문서 조작을 강요당한 재무성 긴키(近畿) 재무국 직원의 자살을 언급하면서 "인생도 있었고, 가족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벚꽃 보는 모임' 스캔들에 대해서도 "개최는 중단됐지만,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2018년 아베 정권을 뒤흔든 모리토모 스캔들과 2019~2020년 아베 정권에 타격을 준 벚꽃 모는 모임 스캔들에 대한 그의 발언은 아베 전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오는 29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후임을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직접 출마할 것인지, 아니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을 지지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담당상은 자민당 총재 선거 입후보 방침을 굳혔고, 10일 기자회견에서 공식 표명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앞서 또 다른 차기 총리 후보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단에 모리토모 학원 국유지 헐값 매각 및 공문서 조작 논란과 관련해 "재조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의 이런 발언은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에 영향력이 있는 아베 전 총리를 배려한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해석했다.
모리토모 스캔들이란 아베 전 총리 부부와 가까운 사이인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전 모리토모학원 이사장 부부가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 부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재무성이 국회에 제출한 문서에서 아베 전 총리 부부 관련 내용이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등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진 바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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