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벨라루스, '국가통합' 구체화…푸틴-루카셴코 '로드맵' 합의

입력 2021-09-10 05:41  

러-벨라루스, '국가통합' 구체화…푸틴-루카셴코 '로드맵' 합의
"모스크바 회담서 28개 프로그램 조율"…경제통합 우선 추진키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서방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와 이웃국가 벨라루스가 9일(현지시간)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위한 28개 로드맵(프로그램)에 합의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3시간여에 걸친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푸틴은 "오늘 모든 28개 프로그램이 조율됐다"면서 "이 프로그램들은 제반 경제 분야에서의 양국 법률 단일화와 양국 경제 주체들의 활동 조건 균등화, 단일 금융·에너지 시장 조성, 공통의 산업 및 농업 정책 마련과 이행 등을 지향하는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푸틴은 10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개최될 연합국가 각료회의에서 이 프로그램들이 승인될 예정이며, 그 뒤 올해 안에 열릴 연합국가 최고국가위원회 승인 절차로 넘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의된 연합국가 로드맵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양국은 점진적으로 통합된 거시경제정책을 마련하고, 국가결제시스템을 단일화하며, 공통의 통화신용정책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
2023년 12월까지 단일 가스시장 조약을 체결하고, 석유 및 석유제품 시장 통합, 단일 전력 시장 창설 등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옛 소련권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에 함께 속해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999년 별도의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하고 국가통합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19년에 조약 체결 20주년을 맞아 연합국가 창설을 위한 분야별 로드맵을 개발할 실무 그룹이 꾸려져 운영돼 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연합국가 틀 내에서의 평등하고 상호 유익한 협력 발전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전략적 우선순위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루카셴코도 "(이날 합의된) 모든 프로그램은 양국 국민의 복지 증진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푸틴은 그러나 양국의 경제 통합을 우선하여 추진하고, 정치적 통합은 추후 여건에 맞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푸틴은 회견에서 러시아가 내년 말까지 벨라루스에 최대 6억4천만 달러(약 7천400억 원)의 차관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벨라루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러시아와 옛 소련권 국가 금융협의체인 '유라시아안정·발전펀드'로부터 1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 받았다.
지난해 8월 대선 부정 논란으로 인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수시로 푸틴 대통령을 찾아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이날 방러는 지난 대선 이후 다섯 번째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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