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과 통화서 시구 인용…'산·물 넘으면 꽃핀 마을'

입력 2021-09-10 16:29  

시진핑, 바이든과 통화서 시구 인용…'산·물 넘으면 꽃핀 마을'
'미중 갈등 잘 극복하면 양국관계 정상화 가능하다' 의미로 해석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정책 전환을 통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시구를 인용해 눈길을 끈다.
10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산중수복의무로, 유암화명우일촌'(山重水復疑無路,柳暗花明又一村)이라는 중국의 시구를 언급했다.
중국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이 시구는 남송 시대 시인 루여우(陸游)의 시 '유산서촌'(游山西村)의 일부분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산과 물이 겹겹이 막아 길이 없나 했더니, 갑자기 버드나무가 우거지고 꽃이 만발한 마을이 있었다는 의미다.
어두운 현실이나 힘든 상황 뒤에는 좋은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으로, '위기는 기회'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현재의 미중 관계가 산과 물로 겹겹이 막혀 답답한 상태처럼 보이지만, 지금 상황을 잘 극복하면 반드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각종 압박을 거둔다면 양국관계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미국의 정책 전환을 바라는 시 주석의 바람은 통화 내용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은 1971년 양자관계가 해빙된 이래 손잡고 협력해 각국에 실질적인 이익을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1971년은 미국 탁구팀이 중국의 초청으로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중국 탁구팀과 친선경기를 한 '핑퐁외교'가 시작된 해다.
핑퐁 외교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이후 미중의 공식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미국 탁구팀의 전격적인 방중이 이듬해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으로 이어지면서 양국관계 정상화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들어 양국 관계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무역, 인권 등 여러 분야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 갈등이 계속되자 중국은 핑퐁외교 50주년인 올해 여러 차례 기념행사를 통해 핑퐁외교의 경험을 되살려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울러 "양국 관계를 하루빨리 안정적인 발전 궤도에 올려놓자"고 제안하면서도 "서로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이견을 잘 관리하자"며 중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하지 말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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