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소통(?通), 반드시 답변할 문제(必答?), 존중(尊重).
중국 관영 매체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10일 전화 통화를 토대로 뽑은 3대 키워드다.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이번 통화가 양국과 세계에 어떠한 신호를 보냈는가'라는 주제로 3개의 키워드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먼저 양국 정상이 지난 2월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통화한 지 7개월 만에 '소통'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양국은 그사이 알래스카 앵커리지 고위급 회담,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존 케리 기후문제 특사 방중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통신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플레이션,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이 중국과의 협력 수요를 높이면서 미국이 상대적으로 이성적이고 실무적인 태도로 중국과의 소통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한 번의 소통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양국 정상의 통화와 그에 대한 정보 자체가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반드시 답변할 문제'를 꼽았다.
통신은 시 주석이 통화에서 '산중수복의무로, 유암화명우일촌'(山重水復疑無路,柳暗花明又一村·산과 물이 겹겹이 막아 길이 없나 했더니, 갑자기 버드나무가 우거지고 꽃이 만발한 마을이 있었다)이라는 중국의 시구와 핑퐁외교가 시작된 '1971년'을 언급한 것에 주목하며 미중관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주장했다.
양국 관계가 건강한 상태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동시에 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확고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미중관계를 '세기의 질문'에 비유하며 "중·미는 큰 그림을 보여주고 큰 책임감을 느끼고 앞을 내다보고 나아가며 전략적 담력과 정치적 패기를 발휘해 양국 관계를 하루빨리 안정적 발전의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통신은 중국의 태도는 분명하고 확고한데, 미국은 이러한 그림과 책임감, 담력과 패기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중국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로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이견을 적절하게 통제해야 기후변화, 감염병 관리, 경제회복 등 다른 분야 협력을 잘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중관계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미국의 잘못된 대중국 정책 때문이고, 중국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통신은 "미국은 기후변화 협력이 중미관계의 오아시스가 되길 바라지만, 오아시스 주변이 모두 사막이라면 오아시스도 조만간 사막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이 지난 7월 톈진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에 제시한 2개 목록과 3대 마지노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당시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에 대한 제재 해제, 비자 제한 철폐,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에 대한 송환 요구 중단 등 중국의 개선 요구와 중점 관심 사안을 담은 2개 목록을 제시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셔먼 부장관에게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전복 시도, 중국 발전 방해, 신장·티벳·홍콩·대만 등 중국 주권 침해를 해서는 안 된다는 3대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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