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순항미사일 발사 발표 앞서 미 "미사일방어 향상 시험 성공"

입력 2021-09-13 08:08   수정 2021-09-13 11:37

북 순항미사일 발사 발표 앞서 미 "미사일방어 향상 시험 성공"
"지상배치 미사일 방어체계의 요격미사일 능력 향상"…북 겨냥한 듯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12일(현지시간) 적의 공격으로부터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지상배치 미사일 방어체계(GMD)의 요격미사일 성능 향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외기권 요격체(EKV) 모형을 실은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발사 시험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GBI에 3단계 미사일 추진체(부스터)가 있지만, 3단계 추진체를 점화하지 않고도 2단계 모드에서 우주로 GBI를 발사한 첫 성공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는 게 MDA의 설명이다.
MDA는 이 시험 성공이 요격미사일에 실린 요격체(kill vehicle)의 조기 발사를 허용해 전투공간을 넓히는 장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에 함께 참여한 보잉사도 GBI가 비행 중 요격체를 조기 발사할 수 있도록 해 더 빨리 미사일 위협을 없앨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GMD 운영자에게 미사일 위협의 위치와 속도에 따라 2단계나 3단계 요격 미사일 사이에서 실시간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MDA는 또 실물 EKV가 아닌 모형 EKV를 사용함으로써 시험 비용을 줄이고 중요한 국방 자산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성과로 소개했다.



MDA는 이번 시험이 어떤 적대국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방어 능력을 높이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MDA는 GMD가 중거리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파괴할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보잉사도 '불량정권'의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과 ICBM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ICBM 요격미사일 발사 시험 등 미사일 방어 체계를 꾸준히 개발해 왔다. 실제로 미국 당국자들도 GMD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종종 발언했다.

미국은 자국에 대한 위협 세력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테러 세력을 꾸준히 지목했고, 특히 북한과 이란에 대해 '불량국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MDA가 시험 성공을 알린 날은 미국시간 기준으로 북한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밝힌 날이기도 하다.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발사된 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천580초를 비행하여 1천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한국시간 13일 오전 전했다.
MDA가 미국 국방부를 통해 시험 성공 사실을 언론에 알린 것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보다 2시간가량 앞선다. 다만 MDA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염두에 두고 보도자료를 냈는지는 불분명하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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