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엔 시위대 실명, 주말엔 진압 나선 경찰관 중상…50여명 무더기 체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가 2개월째 이어지면서 양측에서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 가운데, 반정부 세력도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계속될 전망이다.
13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말 방콕 시내에서 또다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11일에는 양측간 격렬한 충돌로 시민 5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5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한 명은 폭죽이 오른쪽 눈을 강타하면서 크게 다쳤다고 경찰이 밝혔다.
앞서 지난달 방콕 도심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20대 한 명이 오른쪽 눈에 최루탄을 맞아 실명했다.
삐야 따위차이 경찰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가에 혼란을 일으키는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모든 시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삐야 대변인은 특히 "청소년들이 위법 행위를 저지르면, 아동보호법에 따라 그들의 부모들도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정부 세력은 코로나19 대응 실패 및 부패를 이유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지만, 2020년부터 계속돼 온 군주제 개혁 및 민주주의 확대 촉구 운동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태국의 정치 시위와 달리 젊은 층의 자발적 참여가 주류가 됐다.
경찰이 코로나19 비상포고령 위반 등을 내세워 반정부 세력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데에는 이런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 셔츠' 세력을 이끌었던 반정부 인사인 솜밧 분가마농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발전에서 중요한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쥔 독재주의적 지배층이 젊은 민주적인 세대를 억누르려고 하고 있다"며 반정부 시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솜밧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시대에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을 행진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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